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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쿠사이의 선면화 — 부채 모양에 그린 세 면

호쿠사이의 육필화는 족자와 화첩만이 아닙니다. 쥘부채를 펼친 모양의 종이에 그린 선면화도 남아 있습니다. 위는 넓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호(弧)로 구획된 화면에 호쿠사이는 무엇을 어디에 두었을까요. 저희 갤러리가 다루는 세 면을 한 면씩 살펴봅니다.

감수: 엔도 요시히사(일반사단법인 일본미술아카데미 대표이사)

호쿠사이의 선면화 — 부채 모양에 그린 세 면

호(弧)로 구획된 화면

선면화는 쥘부채를 펼친 모양의 종이에 그린 그림입니다. 위쪽 가장자리는 큰 호, 아래쪽 가장자리는 작은 호를 이루고, 좌우 끝은 부챗살의 방향을 따라 비스듬히 닫혀 있습니다. 네모난 종이처럼 세로선과 가로선으로 구도를 짤 수 없으며, 그릴 것을 놓을 자리 자체가 부채의 형태에 얽매입니다.

저희 갤러리의 세 면은 모두 부채의 화면을 평평하게 펴서 액자에 넣은 상태입니다. 그린 시기는 70대 후반부터 여든세 살에 걸쳐 있습니다. 만년의 호쿠사이가 이 한정된 화면을 어떻게 썼는지를 세 면을 통해 견주어 볼 수 있습니다.

《旭日と松図》 — 위쪽 호에서 끊긴 줄기

가쓰시카 호쿠사이《旭日と松図》지본 수묵 채색

旭日と松図판매 완료

Rising Sun and Pine

지본 수묵 채색

노송의 줄기를 부채 화면 한가운데에 세우고, 위쪽 호에서 끊어 냈습니다. 판매 완료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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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중앙에 노송의 줄기가 서 있고, 그 오른쪽 위에 주홍빛 아침 해가 떠 있으며, 오른쪽 아래에서는 어린 대나무가 뻗어 오릅니다. 줄기는 부채의 위쪽 가장자리에서 잘려, 호 안쪽에 다 담기지 않습니다. 소나무가 화면 바깥으로 이어져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가장 앞에 있는 것을 한가운데에 크게 두고, 그 틈으로 안쪽의 주제를 엿보게 한다. 작품 자료는 이 구성 방식을 호쿠사이가 즐겨 쓰던 것으로 보고, 거의 같은 구성을 취한 《후가쿠 36경 고슈 미시마고에》를 예로 듭니다. 줄기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 위의 아침 해와 왼쪽 아래 인장의 주홍빛이 마주 보며, 두 곳으로 나뉜 붉은색이 화면을 다잡고 있습니다.

낙관은 ‘화광노인 만 필(畫狂老人卍筆)’, 인장은 ‘가쓰시카’ 백문방인(白文方印)입니다. 작품 자료는 ‘필(筆)’ 자의 끝이 오른쪽 위로 살짝 치켜 올라가는 필습과 이 인장이 쓰인 시기를 근거로, 70대 후반의 붓으로 추정합니다. 노송·어린 대나무·아침 해는 모두 길상의 의장으로, 경사에 즈음하여 의뢰를 받아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작품 자료의 견해입니다.

《小茄子に野苺図》 — 오른쪽 가장자리로 뻗는 한 줄기 덩굴

가쓰시카 호쿠사이《小茄子に野苺図》지본 수묵 채색

小茄子に野苺図

Small Eggplants and Wild Strawberries

지본 수묵 채색

열매와 잎을 가운데쯤에 모으고, 덩굴만 오른쪽 가장자리까지 길게 뻗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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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작은 가지와, 덩굴을 뻗은 뱀딸기. 열매와 잎을 부채 화면의 가운데쯤, 약간 왼쪽에 모으고, 덩굴 한 줄기만이 오른쪽 아래로, 부채의 오른쪽 가장자리 바로 앞까지 뻗어 갑니다. 넓은 여백을 남겨 둔 채, 그 여백을 한 줄기 선이 가로질러 가는 구성입니다.

작품 자료에 따르면 이 역시 70대 후반의 작품입니다. 같은 소재를 그린 그림 한 점이 워싱턴의 프리어 미술관에 있습니다.

《秋刀魚と撫子図》 — 부채 화면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한 마리

가쓰시카 호쿠사이《秋刀魚と撫子図》지본 수묵 채색

秋刀魚と撫子図

Dried Saury and Pinks

지본 수묵 채색

배를 갈라 편 꽁치를 부채 화면 가운데쯤에 크게, 비스듬히 놓고, 그 뒤로 패랭이꽃을 곁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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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갈라 편 꽁치 한 마리가 부채 화면의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비스듬히 누워 있습니다. 물고기 몸의 선은 부채의 호를 따르지 않고 호를 거스르는 비스듬한 한 줄로 놓였으며, 그 뒤로 패랭이꽃이 얼굴을 내밉니다. 말린 생선의 엷은 살빛과 패랭이꽃의 연분홍. 계절의 어울림을 부채 한 면에 담았습니다.

여든세 살 호쿠사이의 붓입니다. 작품 자료에 따르면 옛 소장자는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활동한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프랜시스 래스럽이며, 약 120년 만에 다시 발견된 한 면입니다.

세 면을 나란히

세 면에 공통된 것은 부채의 형태를 피하지 않고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줄기는 위쪽 호에서 끊어 내고, 덩굴은 오른쪽 가장자리 바로 앞까지 뻗게 하고, 물고기는 호를 거스르는 비스듬한 방향으로 놓는다. 한정된 화면의 가장자리가 그대로 구도의 실마리가 되고 있습니다.

《小茄子に野苺図》와 《秋刀魚と撫子図》은 구입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실물 관람이나 상태 확인은 문의를 통해 말씀해 주십시오.

감수자

엔도 요시히사일반사단법인 일본미술아카데미 대표이사

1940년 도쿄 니시아자부에서 태어났다. 주오대학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하고 회사원 생활을 거쳐 영상 제작 회사를 설립했다. 루브르, 프라도, 에르미타주 등 해외 미술관과 직접 교섭하여 소장 작품을 하이비전(고화질)으로 촬영하고, 영상 시리즈 〈세계의 미술관〉(1991년) 등을 세상에 내놓았다. 미술사가 마에카와 세이로를 중심으로 한 20명의 교수진과 함께 미술관 대전집을 간행했다.

텔레비전 미술 프로그램의 제작·감수는 1,000편이 넘는다(BS아사히 〈세계의 명화〉, BS닛테레 〈화가×화가〉 등). 저서로 『페르메이르로부터의 편지』 『로트레크와 무하』(랜덤하우스 고단샤), 『호쿠사이 망가』를 다룬 저서(가와데쇼보신샤) 등이 있다. 일반사단법인 일본미술아카데미(2010년 설립) 대표이사, 국제호쿠사이학회(2019년 설립) 이사. 영상 작가로서의 아호는 ‘후지 히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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