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호쿠사이의 육필화를 산다는 것
판화로 알려진 호쿠사이에게는 붓으로 직접 그린 그림, 곧 육필화가 있습니다. 저희 갤러리가 지금 다루는 것은 육필 화첩 12도, 족자 5건 6폭, 선면화 3면, 모두 합쳐 육필 20점(그중 1점은 판매 완료)과, 《후가쿠 36경》을 족자로 꾸민 복각 목판화 3점입니다.
감수: 엔도 요시히사(일반사단법인 일본미술아카데미 대표이사)

판화의 호쿠사이, 육필의 호쿠사이
가쓰시카 호쿠사이(1760–1849)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것은 《후가쿠 36경》을 비롯한 판화였습니다. 판화는 화가의 밑그림을 판각 장인과 인쇄 장인의 손이 이어받아 완성하는 인쇄물로, 같은 도안이 200장가량 세상에 나옵니다. 한편 육필화는 호쿠사이 자신의 붓이 종이에 닿은 단 한 점뿐인 작품입니다. 선의 속도, 먹의 농담, 붓을 바꿔 든 망설임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저희 갤러리가 다루는 육필화는 20점(그중 1점은 판매 완료)입니다. 내역은 덴포 7년(1836) 무렵의 붓으로 전해지는 육필 화첩 12도, 전기부터 만년에 이르는 족자 5건 6폭, 70대 후반부터 여든세 살까지의 선면화 3면입니다. 여기에 국제호쿠사이학회의 색채 감수를 거친 《후가쿠 36경》 대표작의 복각 목판화(족자 표구) 3점을 더한 23건이, 지금 손에 넣으실 수 있는 전부입니다.
아래는 전시장에서 나누어 드리는 소책자 『가쓰시카 호쿠사이 육필화·선면화 선집(肉筆画・扇面画 撰 葛飾北斎)』과 같은 순서로 엮은 도판첩입니다. 각 도판에서 해당 작품의 페이지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크기와 기법은 모두 수령 자료의 기재에 따릅니다.
一
육필 화첩 12도
일흔일곱의 호쿠사이
덴포 7년 무렵, 일흔일곱 살의 붓으로 전해지는 12도. 본래는 한 권의 화첩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화첩 표지에 붙은 제첨(題簽)에는 “덴포 7년 병신년, 일본 각지에 큰 기근이 들어 길 위에 쓰러지는 자가 많았다. 이때 호쿠사이 옹은 일흔일곱의 고령으로 이 육필화첩을 고안하여 겨우 입에 풀칠을 하였다고 한다”라는 유래가 적혀 있습니다. 호쿠사이를 3인칭으로 부르고 끝을 ‘~라고 한다(と云ふ)’로 맺는 이 제첨은 호쿠사이 자신의 말이 아니라, 훗날 이 화첩을 손에 넣은 누군가가 적어 둔 것입니다. 누가 언제 썼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알려진 것은 이 12도가 한 권의 화첩으로 묶여 전해져 왔다는 것, 그리고 그 화첩에 이 유래가 줄곧 곁들여져 왔다는 것입니다.
黒遷風李起図
Li Kui, the Black Whirlwind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화첩의 첫 펼침면. 『수호전』의 호걸을, 온갖 화제를 두루 그린 화첩의 작은 화면에 담았습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桔梗図
Bellflowers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색 수를 절제한 풀꽃. 선만으로 생명력을 끌어낸 한 점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幽霊図
Ghost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요괴 그림과 유령 그림을 많이 그린 호쿠사이의, 가장 생략된 선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布袋図
Hotei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화면 가득 퍼지는 붓의 기세. 화첩 가운데 가장 움직임이 큰 한 점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犬と瓦図
Puppy and Roof Tile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기와와 강아지. 정물과 생물을 한 화면에 짝지은 착상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孔子図
Confucius
지본 수묵 채색 34.0 × 24.1 cm
화첩 가운데 유일한 세로 화면. 사람을 공경한다는 에도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茶筅売図
Tea-Whisk Peddler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세밑에 차선(茶筅, 말차를 젓는 대나무 솔)을 팔러 다니던 이들. 호쿠사이가 즐겨 그린 풍속의 화제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鼠と大根図
Rat and Daikon Radish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오쿠니누시와 쥐의 고사에서 유래한 조합으로, 길상의 뜻을 머금고 있습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鴨遊泳図
Swimming Duck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물의 호쿠사이’. 생략한 붓으로 헤엄치는 속도까지 전합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鮭の切身図
Slice of Salmon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에도에서는 귀했던 연어. 친숙하면서도 특별한 식재료를 그렸습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鰹節と水引図
Dried Bonito with Mizuhiki Cords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기근의 해에 가쓰오부시와 미즈히키라는 축하의 의장을 그린 한 점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するめと雑魚図
Dried Squid and Small Fish
지본 수묵 채색 24.1 × 34.0 cm
보존식인 어패류. 선물과 축하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 준 생활의 먹거리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二
육필 족자
소리 시절부터 여든 살까지
소리(宗理)라는 호를 쓰던 전기부터 ‘나이 여든’의 서명을 지닌 만년까지. 5건 6폭입니다.

潮干狩り図
Gathering Shellfish at Low Tide
32.5 × 47.9 cm
호쿠사이가 소리라는 호를 쓰던 전기의 화풍. 후년의 대담한 구도의 싹이 보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母子図
Mother and Child
35.9 × 59.5 cm
소꿉놀이를 즐기는 어머니와 딸. 우키요에가 확립한 모자도(母子圖)의 계보에 이어집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昇龍図
Ascending Dragon
102.4 × 27.9 cm
평생에 걸쳐 그린 화제. 내려오는 용과 짝을 이루었을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比企判官能員物語図
The Tale of Hiki Hangan Yoshikazu
108.7 × 55.1 cm
1970년 전후의 호쿠사이전에 출품된 큰 족자. 제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二股大根と大黒天/鮃と恵比寿天(双幅)
Daikoku with a Forked Radish / Ebisu with a Flounder (pair)
各73.0 × 30.8 cm
쌍폭. 에비스텐 폭에 ‘화광노인 만 필, 나이 여든(畫狂老人卍筆 齡八十)’의 낙관이 있습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三
선면화
만년의 호쿠사이
70대 후반부터 여든세 살까지. 부채 모양에 담아낸 세 면입니다.

旭日と松図판매 완료
Rising Sun and Pine
지본 수묵 채색
판매 완료. 노송·어린 대나무·아침 해로 길상의 의장을 겹친 한 면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小茄子に野苺図
Small Eggplants and Wild Strawberries
지본 수묵 채색
갈라진 열매와 뻗어 가는 덩굴. 어느 쪽이나 시간을 품은 형태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秋刀魚と撫子図
Dried Saury and Pinks
지본 수묵 채색
여든세 살의 붓. 미국 작가의 옛 소장품으로, 약 12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四
후가쿠 36경
대표작 세 점
복각 목판화, 족자 표구. 밑그림은 호쿠사이, 인쇄는 오늘날의 공방이 맡았습니다.
이 세 점은 육필이 아닙니다. 밑그림은 호쿠사이의 것이지만 찍은 것은 현대의 판이며, 국제호쿠사이학회가 색을 감수하고 에도 목판화 공방인 다카하시 공방이 손으로 찍은 것을 족자로 꾸몄습니다. 위의 20점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육필 몇 점’이라는 수에는 넣지 않았습니다. 경위는 다른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神奈川沖浪裏
Under the Wave off Kanagawa
복각 목판화, 족자 표구
쪽빛 중회(中廻し)에 물결무늬 일문자(一文字)를 맞춘 표구입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凱風快晴
Fine Wind, Clear Morning
복각 목판화, 족자 표구
아침 해에 붉게 물들기 직전의 후지산. 시간의 흐름을 한 화면에 담았습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
山下白雨
Rainstorm beneath the Summit
복각 목판화, 족자 표구
산꼭대기의 밝음과 산 아래의 암흑. 번개가 아래에서 위로 내달립니다.
이 작품 페이지로구입을 생각하시는 분께
실린 작품은 모두 단 한 점뿐입니다. 가격과 상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문의해 주신 뒤에 안내해 드립니다. 실물을 보고 싶으신 경우 그 뜻을 함께 적어 주시면 직접 보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감수자
엔도 요시히사일반사단법인 일본미술아카데미 대표이사
1940년 도쿄 니시아자부에서 태어났다. 주오대학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하고 회사원 생활을 거쳐 영상 제작 회사를 설립했다. 루브르, 프라도, 에르미타주 등 해외 미술관과 직접 교섭하여 소장 작품을 하이비전(고화질)으로 촬영하고, 영상 시리즈 〈세계의 미술관〉(1991년) 등을 세상에 내놓았다. 미술사가 마에카와 세이로를 중심으로 한 20명의 교수진과 함께 미술관 대전집을 간행했다.
텔레비전 미술 프로그램의 제작·감수는 1,000편이 넘는다(BS아사히 〈세계의 명화〉, BS닛테레 〈화가×화가〉 등). 저서로 『페르메이르로부터의 편지』 『로트레크와 무하』(랜덤하우스 고단샤), 『호쿠사이 망가』를 다룬 저서(가와데쇼보신샤) 등이 있다. 일반사단법인 일본미술아카데미(2010년 설립) 대표이사, 국제호쿠사이학회(2019년 설립) 이사. 영상 작가로서의 아호는 ‘후지 히사시’다.










